장 188

성제는 묘상을 의미심장하게 바라보았다. 백자처럼 가녀린 그녀의 목은 그의 손바닥 아래에서 한순간에 꺾일 듯 보였다. 그 아래로 흐르는 혈액의 맥동이 느껴졌다. 반쪽 손바닥으로도 그녀의 오른쪽 뺨을 완전히 덮을 수 있었고, 중지와 약지 사이에는 묘상의 하얗고 솜털이 보송보송한 오른쪽 귀가 끼어 있었다. 그는 천천히 그 가엾은 귀를 어루만지며 주물렀다. 그의 손가락보다도 작고 앙증맞은 귀였다. 손등에 달린 적금에 박힌 월백석 옥란화 귀걸이가 흔들거렸고, 옥특유의 서늘함이 느껴졌다. 비스듬히 꽂힌 금봉수주 보요(步搖)는 그의 움직임에 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