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189

푸른색 손수건이 옷 안에서 떨어져 나와 바닥에 살포시 내려앉았다. 서리색 바탕에 큰 모란꽃이 수놓아진 카펫 위에, 그 푸른색 손수건이 유독 아름답고 눈에 띄었다. 무상은 호기심에 몸을 숙여 그것을 집어 들고 자세히 살펴보았다. 손수건을 펼쳐보니 한쪽 구석에 진홍빛 저녁꽃이 정교하게 수놓아져 있었다. 바느질 솜씨가 매우 섬세해 정성을 들인 것이 분명했다. 천의 감촉으로 보아 비빈들이 쓰는 것 같지 않고, 오히려 어느 궁녀의 손수건 같았다. 무상의 입가에 맺혔던 미소가 서서히 굳어가더니, 마침내 웃음기가 사라졌다. 마치 그 미소가 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