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200

무상은 녹지에게도 물을 마시라고 권했다. 이 마을을 지나면 이런 집은 없을 테니, 밖을 보니 하늘도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다. 오늘은 비가 계속 내릴 모양이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마당에서 말소리가 들려왔다. 무상은 그들 집 밭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돌아온 것이라 생각했는데, 역시나 할머니가 말했다.

"우리 큰아들이랑 셋째가 돌아왔네. 셋째 며느리도 왔어. 큰며느리야, 셋째 며느리더러 손님 뵈러 오라고 해."

큰며느리는 작은 목소리로 "네"라고 대답하고는 문발을 들추고 나갔다. 할머니는 웃으며 물었다.

"부인, 양해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