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204

무상이 대추를 따고 돌아오는 길에 성제와 일행을 마주쳤다. 그들의 다소 초라한 모습을 보며 성제가 정말 부지런한 황제라고 진심으로 감탄했다. 이른 아침부터 밤새 내린 비로 젖은 밭에 시찰을 나가다니,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다.

아침을 먹고 나니 길도 말라서 떠나기 적당해졌다. 호자는 어제 왔을 때처럼 너울을 쓴 그 온화한 숙모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웃고 있는지 불편한 표정인지 볼 수 없었다. 항상 웃는 고모가 옆에서 그녀를 위해 마차 휘장을 들어올려 주었다. 숙모가 몸을 굽혀 마차에 들어가자 바람이 그녀의 너울을 살짝 들어올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