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215

그때 그녀는 아직 풋풋한 소녀였다. 붉은색 승마복을 입고 젊은 연왕과 사냥 시합을 하려 했다. 누가 더 많은 사냥감을 잡는지로 승부를 가리기로 했는데, 연왕의 승부욕이 불타올라 어떻게 자신이 어린 계집아이에게 질 수 있겠냐며 고삐를 휙 놓아 말을 타고 멀리 달려갔다. 선제는 그저 두 사람이 장난치는 모습을 바라보며 무슨 말을 했더라?

"매가 내려앉은 가을 들판에 풀은 드물고, 검은 말은 고삐 풀려 화살처럼 달리네. 소년은 평원의 토끼를 사냥하여, 말 위에서 의기양양하게 돌아오네." 연왕비는 연왕이 멀어지는 뒷모습을 애틋하게 바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