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289

숙비는 양황후가 문 앞 차가운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며, 가슴속에 증오가 솟구쳤다. 그녀가 만세야께 상 언니와 오빠의 일을 밀고하지 않았더라면, 어찌 이렇게 교방궁이 폐쇄되고, 북서쪽에서 승전한 오빠가 경성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평생을 변방에서 보내게 되었겠는가. 그리고 어머니도 그리움에 병들어 울적하게 지내지 않았을 것이다. 양황후 앞으로 다가가 그녀를 내려다보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황후 마마께서 어찌 바닥에 무릎을 꿇고 계신 거예요? 바닥이 차가운데, 마마 몸 조심하세요. 만세야께서는 정말 국사로 바쁘셔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