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307

무상은 반쯤 테이블에 엎드려 있었다. 섣달 그믐날을 위해 특별히 차려입은 진홍색 금은사 봉황 자수 조복은 다소 흐트러져 있었고, 양쪽으로 트인 틈새로 그 아래 금실 합환화 문양의 운하색 물결무늬 치마가 보였다. 붉은 나무 발판 위에 걸쳐진 쌍색 비단 공작 선주 연꽃 자수 신발 한 짝이 드러나 있었다. 황화리 나무 탁자 위에 놓인 그녀의 손은 뼈마디 없이 부드러워 보였고, 파 줄기 같은 가느다란 손가락에는 두 개의 투각 금 마름모꽃 비취 박힌 손톱 보호대를 끼고 있었다. 드러난 반쯤의 하얀 손목은 서리와 눈처럼 희었으며, 한 쌍의 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