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34

성제는 그녀를 놀란 눈으로 바라보았다. 어떻게 이런 일을 그녀에게 시킬 수 있단 말인가? 죄를 묻는 일은 잠시 접어두고 강렬하게 그녀에게 입맞춤을 돌려주었다.

방 안에는 봄기운이 가득했고, 흔들리는 촛불은 명멸했다.

어젯밤 황제가 연희궁에 갔다가 다시 의원전으로 돌아갔다는 소식이 순식간에 퍼졌다. 연희궁을 바라보는 시선이 모두 달라졌다. 이비는... 이제 그저 시든 꽃에 불과하고, 목빈이야말로 진정한 총애를 받는 자라는 것이었다.

이 소문은 궁궐 구석구석에서 속삭여졌고, 이비는 이 소식을 듣자마자 화가 나서 손에 든 찻잔을 내던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