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86

녹지는 묵상이 기절하는 것을 보고도 감히 손을 뻗지 못했다. 주인의 그 모습이 정말로 그녀를 놀라게 했기 때문이다. 떨리는 검지로 묵상의 인중을 눌러보며 마음속으로 하늘에 빌었다. 빨리 주인이 깨어나기를.

아마도 하늘이 그녀의 기도를 들은 것일까, 몇 번의 숨이 지난 후 묵상이 서서히 깨어나 녹지에게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 "내가 왜 바닥에 누워 있지?"

녹지는 익숙한 주인이 깨어난 것을 보고 그녀를 껴안으며 울기도 하고 웃기도 했다. 다행이다, 다행이야. 그녀의 아가씨가 괜찮다니. 묵상을 부축해 일으켜 옷매무새를 정리해주며 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