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97

왕명월은 창가에 있는 호수빛 짙은 무늬의 수놓은 의자에 앉아 시를 읽고 있었다. 연향은 조용히 옆에서 부채질을 하고 있었다. 낙매거는 고요하고 평온했다. 연향은 자신의 아가씨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어릴 때부터 이렇게 조용히 책을 읽는 것을 좋아했기에, 그녀는 옆에 서 있어도 지루하게 느끼지 않았다.

송귀인의 방문이 이 고요한 풍경을 깨뜨렸다. 그녀는 우렁찬 목소리로 말했다. "왕 재인은 뭐 하고 있나요? 방은 정리했어요?"

"송귀인께서 오셨군요. 방금 방 정리를 마쳤답니다. 안으로 들어오세요." 왕명월은 송귀인이 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