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4

"........."

육진은 고개를 숙인 채 얼굴을 들 수 없었다.

마음은 무척이나 쓰라렸다. 남들 눈에 그는 그저 범죄를 저지르고 형기를 마친 사람일 뿐이었다. 이 일이 밖으로 알려지면, 모두가 그가 본성을 고치지 못하고 형수를 희롱했다고만 생각할 것이다.

사회의 편견은 이미 억울하게 누명을 쓴 사람을 다시 한번 심연으로 밀어넣기에 충분했다.

육진은 어두운 표정으로 욕실 쪽으로 걸어갔다. 지금은 진정할 필요가 있었다.

화장실 문 앞에 막 도착했을 때, 뒤에서 다시 정옥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씻고 나서 옷도 알아서 빨아. 내가 네 옷 빨아줄 생각은 없으니까."

육진은 돌아보며 화장실 문을 열면서 대답했다. "알았어요!"

한 걸음 뒤로 물러나 화장실에 들어선 육진은 문을 닫고 해변 반바지를 벗었다.

어쩔 수 없이 몸을 돌렸는데, 갑자기 하얗고 아름다운 몸매의 여자와 부딪혔다.

언제부터인지 한 여자가 이곳에서 목욕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방금 씻기를 마쳤는지 화장실 문을 등지고 몸을 숙여 종아리의 물기를 닦고 있었다.

"아악......"

여자도 놀랐는지 비명을 질렀다.

그녀는 마치 전기에 감전된 듯 펄쩍 뛰며 몸을 돌려 쳐다봤고, 그 순간 시선이 멈췄다.

그녀는 눈을 크게 뜨고 붉은 입술을 벌린 채 놀란 표정을 지었다.

육진도 눈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유혹적인 몸매가 한 치의 가림도 없이 그의 앞에 서 있었다.

두 사람은 그렇게 서로를 바라보며 얼어붙은 듯 서 있었다!

정옥옥은 비명 소리를 듣고 급히 달려왔다.

"페이페이, 무슨 일이야?"

부르는 소리를 듣고 육진은 무의식적으로 몸을 반쯤 돌려 문 쪽을 바라봤다.

다음 순간, 정옥옥도 그 커다란 눈을 크게 뜨며 뜨거운 빛을 발했다.

곧 정옥옥은 정신을 차리고 화를 내며 소리쳤다. "빨리 옷이나 입고 꺼져!"

육진은 허둥지둥 옷을 입고 화장실에서 뛰쳐나왔다.

화장실에서 목욕하던 여자는 바로 정옥옥의 친동생 정페이페이로, 역시 이곳에 살고 있었다.

다만 그녀는 평소에 방에서 방송만 하고 있었기에, 갑자기 나와서 목욕을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정옥옥: "페이페이, 네 방에서 씻지 그랬어?"

정페이페이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대답했다. "내 방 온수기가 고장난 것 같아서 뜨거운 물이 안 나와."

얼마 지나지 않아 정페이페이도 옷을 입고 나왔다.

그녀는 귀여운 핑크색 잠옷 세트를 입고 있었는데, 160cm가 넘는 키에 아름다운 몸매가 더욱 돋보였고, 높이 솟은 부분은 은근히 드러나 보였다.

치마 아래로는 길고 가느다란 하얀 다리가 보였고, 발은 도자기처럼 정교했으며, 걸을 때마다 아름다운 자태를 뽐냈다.

옷을 입으니 마치 비파를 안고 얼굴을 반쯤 가린 듯한 몽환적인 매력이 더해졌다.

정옥옥의 요염함과는 달리, 26~7세의 정페이페이는 인형 같은 얼굴로 순수하면서도 관능적인 느낌을 주었다.

"내가 예뻐?"

육진이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자 정페이페이는 오히려 머리카락을 살짝 넘기며 몸을 약간 숙여 육진을 바라봤다.

그녀가 몸을 숙이자 잠옷 목선이 크게 벌어지면서 육진의 시선은 순식간에 눈부신 설백색으로 가득 찼다.

순수하면서도 달콤한 얼굴은 마치 천사 같았지만, 그것이 오히려 남자의 가장 원초적인 충동을 불러일으켰다!

육진은 순간 당황하며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예... 예뻐요......"

육진이 눈이 휘둥그래진 것을 본 정옥옥은 왠지 모를 부끄러움과 짜증이 밀려와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뭘 그렇게 쳐다봐, 더 쳐다보면 눈알을 파버릴 거야. 빨리 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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