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5
육진은 이 두 아가씨들을 모두 건드릴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피하는 수밖에 없었다.
재빨리 욕실로 달려간 그는 지금 찬물 샤워로 몸의 열기를 식힐 필요가 있었다.
정비비는 육진이 당황해서 도망치는 뒷모습을 보며 웃음을 참지 못하고 꽃가지처럼 흔들렸다.
그녀도 당연히 언니의 시동생을 알고 있었지만, 5년간의 감옥 생활이 그를 이렇게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바꿔놓을 줄은 몰랐다.
"감옥에 들어가기 전에는 말라깽이 작은 남자였는데, 이렇게 많이 변할 줄이야."
정비비가 이 말을 하는 동안, 자신도 모르게 아까 본 광경이 떠올랐다.
그 탄탄한 몸매는 정말 사람을 현혹시킬 정도였다.
정비비가 완전히 홀린 표정을 짓자, 정옥옥이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가 무슨 일을 겪었는지 누가 알겠어. 너는 그와 접촉을 줄여. 열여덟에 그런 일을 저지를 수 있는 사람이면, 언젠가 야성이 폭발해서 널 잡아먹을지도 모른다고."
하지만 정비비는 오히려 동경의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가 매일 나한테 야성을 폭발시켰으면 좋겠는데!"
정옥옥은 얼굴이 굳어졌다. "헛소리 좀 그만해. 정신 좀 차려. 여자애가 어디 그런 식으로 말하니? 앞으로 시집은 갈 생각이 있는 거야?"
정비비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흥, 언니도 아까 눈이 휘둥그래졌잖아. 내가 모를 줄 알아? 형부가 몸이 안 좋아서 언니가 외로운 밤을 보내는 거."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정옥옥의 아름다운 눈동자에 감출 수 없는 당황스러움이 스쳤다.
하지만 사실이 그랬다. 육호의 몸매는 이미 각종 접대와 술자리로 망가져 있었고, 그 맥주병 배는 부부관계를 가질 때마다 '세심하게' 방해가 됐다. 매번 그녀가 시작하기도 전에 상대방은 이미 끝나버렸다.
정비비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시선을 계속 화장실 문에 고정한 채 동경의 눈빛을 반짝였다.
어차피 형부의 동생이니, 집안의 물이 밖으로 새지 않는 셈이잖아!!!
육진은 찬물 샤워를 하고 나서 몸 안의 불같은 열기가 점차 가라앉았다.
옷을 씻고 나서, 육진은 가라앉은 기분을 추스르며 옷을 밖에 널러 나갔다.
정옥옥과 정비비는 여전히 거실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육진을 보자 정비비의 눈에서 반짝임이 돌았다.
육진이 옷을 다 널고 방으로 돌아가려 할 때, 정비비가 그에게 손가락으로 오라는 신호를 보내며, 카지란 큰 눈을 살짝 깜빡이며 마음을 사로잡는 유혹적인 모습으로 말했다. "육진, 이리 와서 잠깐 얘기 좀 해요."
육진은 잠시 멍해졌다가, 천천히 정비비 쪽으로 걸어갔다.
정비비는 자기 옆자리를 툭툭 치며 말했다. "여기 앉아요!"
육진이 앉자, 코로 전해지는 은은한 체향에 그는 또다시 마음이 산란해졌다.
육진이 바른 자세로 긴장해 앉아있는 모습을 보고, 정비비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왜 그렇게 긴장해요? 내가 그렇게 무서워요?"
육진은 쓴웃음을 지었다. 무서운 게 아니라, 너무 유혹적이었다. 그는 혈기왕성한 남자였고, 이건 그의 인내심을 계속해서 시험하는 일이었다.
정옥옥은 무시하듯 말했다. "그냥 나무토막 같은 사람이야. 왜 놀리고 그래? 재미없어."
하지만 정비비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런 수줍고 어색한 남자를 길들이는 게 더 재미있는 법이었다!
그녀는 갑자기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너무 심심한데, 공포영화 같이 볼까요?"
육진은 어쩔 수 없이 텔레비전을 켰고, 정비비는 해외 공포영화 한 편을 골랐다.
국내 영화처럼 으스스한 음악으로 무서운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과 달리, 해외 공포영화 중에는 정말 피와 공포가 넘치는 작품들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