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69

하린은 몸을 돌려 물을 따르러 갔다. 두 계단을 내려가다가 문득 육진을 돌아보았는데, 그만 발을 헛디디고 말았다.

"아악...!"

하린이 비명을 지르며 앞으로 곤두박질쳤다. 그런데 바로 앞에는 테이블이 있었고, 그녀의 머리가 테이블을 향해 곧장 떨어지고 있었다.

위급한 순간, 육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나 한 걸음에 다가가 하린의 몸을 감싸 안았다.

하린은 아찔한 순간에서 벗어나 코앞의 테이블을 보며 등골이 오싹해졌다. 저기에 부딪혔다면 머리가 깨지는 건 물론이고, 어쩌면 뇌진탕까지 올 뻔했다.

"괜찮아요?"

육진이 반사적으로 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