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886

"그 애는 지금 나한테 고마워서 그럴 수도 있고, 동정심 때문일 수도 있어. 게다가 나를 따라 이 길을 가면 분명히 매우 위험할 거야. 정가(程家)의 일은 내 처지를 더욱 깨닫게 했어. 그녀는 의사니까 앞으로 평안하고 행복하게 평생을 살 수 있을 텐데, 내가 지금 그녀에게 접근하면 그건 그녀를 해치는 게 아닌가?"

이 말을 듣고 육진(陆尘)은 깜짝 놀랐다. 만지량(万智亮)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니, 정말 남자답다고 할 만했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문쪽을 힐끔 쳐다봤다.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지만, 그의 입가에는 의미심장한 미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