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136

구운범의 아파트 문 앞에 서서 허연환이 먼저 초인종을 눌렀다. 몇 초 후에야 문이 열렸는데, 그는 방금 잠에서 깬 듯했다. 온몸에서 몽롱한 피로감이 느껴졌고, 머리는 헝클어져 있었다.

"무슨 일이야?" 구운범은 처음에는 짜증을 내려고 했지만, 방문객을 보자 화가 싹 가라앉았다. 아직 말을 꺼내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랬다면 결과가 참혹했을 테니까.

"엄마가 같이 집에 가서 밥 먹자고 하셨어. 너도 가야 해. 지금 빨리 준비하고, 곧 출발할 거야." 구금천은 몸을 옆으로 틀어 안으로 들어가더니, 자연스럽게 자기 물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