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144

모든 일을 마친 후, 구진천은 소파에 앉아 그녀를 위해 사과를 깎으며 물었다. "말해봐, 아까 그렇게 얌전하게 굴던 건 또 뭔가 장난치려는 거였지?"

허안환은 그를 흘겨보았다. 자기가 얌전하게 굴면 무조건 장난을 꾸민다고 생각하는 건가? 하지만 사실 그에게 할 말이 있긴 했다.

가볍게 기침을 하고 목을 가다듬은 후, "오늘 밤엔 서재에서 자세요"라고 말했다.

너무 빨리 말해버려서 자신도 제대로 듣지 못했을 정도였다.

구진천의 사과 깎던 손이 멈칫했고, 사과 껍질도 끊어졌다. 검은 눈동자가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마치 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