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700

선명한 붉은 술이 투명한 잔 벽을 따라 천천히 흘러내렸다.

마치 폭우가 창문을 강타한 흔적 같았다.

약간 일그러진 맑은 술잔에는 마주 앉은 두 사람의 온화하고 부드러운 미소가 비쳤다.

마치 가면을 쓴 듯, 그들의 모든 슬픔과 기쁨을 감추고 있었다.

"미로 씨, 제가 알기로는 VZ 재단이 올해 아시아 지역 투자 계획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하는 곳이 중화권이죠?"

말하면서 웨커얼은 와인잔을 입술에 가져가 살짝 홀짝였고, 선명한 립스틱 자국이 잔에 남았다.

아름다운 눈동자를 들어 요염하면서도 날카로운 시선으로 미로의 눈을 꿰뚫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