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516

"참, 조카, 어디 가려는 거야?" 내가 무심한 척 물었다. "오늘 정말 좋은 영화를 봤는데, 잠시 후에 나랑 숙민이가 보러 갈 거거든. 너랑 조카며느리가 한가하면 같이 볼래?"

"오늘 도에서 지도자들이 내려와서 접대해야 해." 조카는 아쉬운 듯 고개를 저었다. "너희 커플끼리 가. 나랑 조카며느리는 전구 역할은 안 할게."

"아, 그래." 나는 아쉬운 척 어깨를 으쓱하고는 학교로 들어갔다.

연극을 완벽하게 하기 위해 먼저 주숙민을 찾아갔다.

원래는 주숙민에게 운동장에 나가서 산책하자고 하려 했는데, 전화를 열 번도 넘게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