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602

처음에는 그녀가 좀 의아해했어요. 평소에 제가 욕실에 거의 나타나지 않았거든요. 목욕을 하더라도 항상 제 작은 방에서 했는데, 오늘은 무슨 일이었을까요?

게다가 제가 거기 서 있는 자세를 보면, 목욕하러 온 것 같지 않고 오히려 경비병처럼 보였을 거예요.

저도 멀리서 원약현을 발견했고, 서둘러 작은 거울을 소매 속에 숨기고 충성스럽게 경비를 서는 척했어요. 사실은 원약현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거죠.

원약현이 저를 보면 분명히 다가올 거라는 걸 알고 있었어요. 더구나 그녀가 세숫대야와 수건을 들고 있는 걸 보니 십중팔구 목욕하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