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3장

네이선은 마지못해 벽에 걸린 시계를 힐끗 보고는 돌아서서 떠났다. 그의 떠나는 뒷모습에서는 어딘가 모를 황량함과 퇴폐적인 기운이 느껴졌다.

캣니스는 네이선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눈빛에 아쉬움과 슬픔의 흔적이 스쳐 지나갔다. 캣니스가 네이선에게 감정이 있는 걸까? 아마도 그럴 것이다. 그가 사랑하는 남자가 아니더라도, 수없이 많은 육체적 관계를 가진 후에는 서로의 마음과 몸이 점차 열리게 마련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무의식적으로 그 남자가 그녀의 마음속에 자리 잡는 과정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감정의 흐름이다.

영상 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