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4
아버지가 오늘 말하지 않았더라도, 그들은 더 이상 동생을 함부로 다른 사람에게 맡기지 않을 생각이었다.
최소우는 병아리가 모이를 쪼듯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쳤다. "맞아요, 맞아요. 어디를 가든 저를 데리고 다니신다니까요."
최화강은 그제서야 표정이 좀 풀어지며, 큰 손으로 품에 안긴 딸의 머리를 몇 번 쓰다듬었다.
막 집에 들어서자마자 최소우의 기쁜 마음이 한순간에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녀는 컴컴한 토굴과 너덜너덜한 흙 바닥 온돌을 보며 한동안 뭐라 말해야 할지 몰랐다.
이 집은 정말 가난했다. 이모가 그녀를 팔아 곡식을 좀 얻으려 했던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바깥에서 들려오는 타닥타닥 불 피우는 소리와 엄마의 간간이 들려오는 기침 소리가 오히려 그녀의 마음을 진정시켰다.
전생에서는 부모 없이 외롭게 자랐는데, 최 가족은 비록 가난하지만 한 명 한 명이 진심으로 자신을 아껴주었다.
이것이 아마도 하늘이 그녀에게 준 보상일 것이다. 게다가 가난이 뭐 대수랴. 24세기에서 온 대학생인 그녀가 온 가족을 부자로 만들지 못할 리가 있겠는가?
작은 주먹을 꽉 쥐며, 그녀는 속으로 자신을 응원했다.
"밥 먹자, 내 심이야."
큰 쌀죽 한 그릇이 상에 올라오자, 왕애련은 한 숟가락씩 자기 딸에게 먹였다. 볼수록 사랑스러웠다.
"내 심아, 많이 먹어. 많이 먹어야 몸이 튼튼해지지."
최소우는 감동이 밀려왔다. 다섯 식구 중에 그녀만 쌀죽을 먹을 수 있고, 나머지는 모두 찬물에 옥수수빵을 먹고 있었다.
"엄마, 오빠들도 좀 드세요. 오빠들도 몸 튼튼해져야 해요."
최건과 최강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며 미소지었다. 자기 동생을 아껴준 보람이 있었다. 이렇게 작은 죽 한 그릇인데도 그들을 생각해주다니.
"우린 이렇게 컸는데 뭐, 쌀죽 같은 건 별로 안 좋아해. 너나 빨리 먹어. 다 먹으면 우리가 너 데리고 비수리 열매 따러 갈게."
이렇게 화목하게 식사를 마친 후, 부모님은 광산으로 일하러 가면서 두 오빠에게 동생을 잘 돌보라고 거듭 당부했다. 그리고 최소우는 두 오빠와 함께 집을 나섰다.
"형, 지난번에 이뚱이가 말한 비수리가 우리를 속인 거 아냐? 이렇게 한참을 걸었는데도 그림자도 안 보이잖아."
최강은 숨을 헐떡이며 주변 산을 둘러보았다. 풀 한 포기 없는 황량한 모습에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그럴 리가 있겠어? 이뚱이가 말하길 바로 이 근처라고 했는데. 좀 더 자세히 찾아봐."
최건은 등에 여전히 동생을 업고 있어서 걷는 것도 힘들어 보였다.
최소우는 마치 태후나 노불야처럼 가는 내내 이것저것 구경하느라 바빴다. 이제 두 오빠가 숨을 헐떡이며 말하는 것을 듣자 조금 미안해졌다.
"오빠, 나 내려줘. 나도 같이 찾을게."
형제 셋은 이렇게 느릿느릿 산을 돌아다녔지만, 비수리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그때 갑자기 "매에~" 하는 소리가 들렸다.
"오빠, 저기 양 아냐?"
최소우는 실제 생활에서 양을 처음 보는 것이었다. 그녀의 시대에는 도시에 가축이 어디 있겠는가, 모두 반제품뿐이었다.
그녀는 산 동굴에 웅크리고 앉아 움직이지 않고 낮은 소리로 울고 있는 양을 보며 얼굴이 붉어졌다.
"정말 양이네." 최강은 담이 커서 한 발짝 앞으로 나가 바로 폭신폭신한 양을 만졌고, 얼굴에 기쁨이 가득했다.
"오빠, 이거 집에 가져가서 팔면 돈 많이 벌 수 있지 않을까?"
"넌 뭘 알아," 최건은 돈에만 눈이 먼 동생을 흘겨보며 얼굴에 싫은 기색을 드러냈다.
"양을 팔아봤자 얼마나 한다고? 차라리 저녁에 아버지가 잡아서 설날에 먹는 게 낫지."
최소우는 두 오빠의 토론을 들으며 마음속으로 자기만의 계획을 세웠다.
이 양은 아직 어린 새끼 양처럼 보였다. 팔거나 잡아도 일시적인 돈밖에 안 될 것이다.
"오빠들, 우리 잡지도 말고 팔지도 말자." 그녀는 반쯤 쪼그려 앉아 매에매에 우는 작은 양을 쓰다듬었다.
"우리가 키우다가 좀 크면 읍내에 가서 양젖을 팔자. 읍내에는 부자들이 많고 아이들도 많으니까, 분명 젖을 사 먹을 사람이 있을 거야."
두 오빠는 땅에 앉아 나란히 최소우를 바라보았다.
"동생 말이 맞아. 우리 둘 다 당장의 이득만 생각했네. 양은 풀만 먹이면 되고, 젖은 팔면 돈을 꽤 벌 수 있을 거야."
"젖 파는 돈을 모아서 충분히 모이면 양을 한 마리 더 사면 돼. 양은 젖을 낳고, 젖은 양을 낳고."
뭔 개소리야, 양이 젖을 낳고 젖이 양을 낳는다니. 최소우는 막 두 오빠에게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라고 말하려다가,
두 사람의 신이 나서 미래를 꿈꾸는 얼굴을 보고는 말을 삼켰다.
가족 앞에서 무슨 비관적인 말을 하겠는가, 그냥 넘어가자.
세 개의 작은 머리가 모여 최소우가 제안한 양을 키워 젖을 파는 방침을 중심으로 속닥속닥 계획을 세웠다.
"오빠들, 한 가지 꼭 말해둬야 할 게 있어."
그녀는 이 양을 처음 봤을 때부터 집에 데려갔을 때 생길 여러 문제를 생각했다. 방금 혼이 난 이모는 차치하고, 항상 몸이 약하다면서 마음씨 나쁜 삼촌이 가장 골치 아픈 존재였다.
삼촌은 속으로만 나쁜 짓을 꾸미는 사람이었다. 그녀의 가족이 잘 되는 것을 못 견뎌했다. 지난번에도 그녀가 아파서 최화강이 읍내에서 백미 한 근을 구해왔을 때, 삼촌은 할머니 앞에서 다섯째가 도시에 가서 곡식을 훔쳤다고 거짓말을 했다.
"동생, 말해봐. 네가 주장하는 건 우리가 다 들을게."
"맞아! 다 네 말 들을게."
"우리가 돌아가면 꼭 할머니께 먼저 말씀드려야 해. 삼촌이 또 뒤에서 우리 욕하게 하면 안 돼. 지난번에 아버지가 얼마나 억울하게 당하셨는데."
두 형제는 지난번 할머니가 아버지의 다리를 거의 부러뜨릴 뻔한 일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이고 약속했다.
"동생, 네가 갑자기 이렇게 많은 걸 어떻게 알게 된 거야?" 최건은 머리가 좋은 아이였다.
다섯 살도 안 된 아이가 이렇게까지 생각할 수 있다니.
이게 정말 쌀죽 먹는 것도 힘들어하던 그의 동생일까?
그녀는 그와 열 살짜리 소년들보다도 더 많이 알고 있었다.
최강이 형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형, 무슨 소리예요? 동생은 원래 멍청하지 않았어요. 그냥 평소에 말을 안 했을 뿐이죠."
"오빠들, 난 너희들에게 숨기지 않을게."
최소우는 그녀의 계획이 언젠가는 두 오빠의 의심을 살 것을 알고 있었기에, 이미 그들을 대응할 말을 준비해 두었다.
"오늘 약 먹을 때 갑자기 머리가 트인 것 같았어. 모든 게 확실하게 이해가 되고, 몸도 엄청 좋아졌어. 지금 너희랑 이렇게 멀리 와도 전혀 안 피곤하잖아."
반쯤 자란 꼬마들이 어떻게 환생 같은 일을 생각할 수 있겠는가. 두 사람은 동생이 여전히 그 동생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단지 예전에 멍한 눈빛이 이제는 총명하게 빛나고 있다는 것만 알아챘다.
그래서 그들은 동생이 갑자기 깨달음을 얻었다고 믿게 되었다.
세 사람은 양 한 마리를 데리고 기쁜 마음으로 최 가족의 집으로 향했다.
문 앞에도 도착하기 전에, 최소우는 멀리서 병약한 삼촌이 대문 앞에 앉아 햇볕을 쬐고 있는 것을 보았다.
역시 생각한 대로였다. 오늘은 어떻게든 이 삼촌을 피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삼촌 안녕하세요." 그녀는 작은 얼굴을 들고 깡충깡충 뛰어가며 인사했다.
뒤에 있던 두 오빠는 원수라도 만난 것처럼 삼촌을 쳐다보며 양을 끌고 빨리 지나가려고만 했다.
삼촌은 콩알 같은 눈으로 세 사람을 계속 살펴보았다. 다섯째 집에 양이 있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이 시절에 마을에서 누구 집에 양이 있으면 그건 대단한 일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