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라라: 위험

또 다른 안내 방송이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자 내 손은 여행 가방을 꽉 움켜쥐었다. 내가 기다리던 안내 방송이 아니었다. 내가 타기로 한 비행기는 지연되었고 내일까지 다른 비행편이 없었다. 그때쯤이면 이곳을 떠나기엔 이미 너무 늦을 것이다.

서둘러 움직이는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대부분 급한 일이 있는 듯했지만, 나처럼 비행기를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사일러스를 생각하니 가슴이 아려왔다. 보통 그가 사무실에 가면 밤늦게까지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그가 편지를 발견할 때쯤이면 나는 이미 비행기를 타고 이곳에서 멀리, 아주 멀리 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