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그림

타야는 맑고 밝은 눈으로 물건들을 바라보며 잠시 놀란 표정을 짓다가 가방을 닫았다. 그녀의 장밋빛 하얀 얼굴에는 조금의 망설임도 보이지 않았다.

한번 결정을 내리면 사소한 일로 쉽게 마음을 바꾸지 않는 성격인 듯했다. 그리폰이 찾은 분실물을 바로 건네주지 않은 이유가 그녀가 너무 빨리 떠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을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가 자신의 안전을 무시하고 그녀를 보호하며 걱정해주었을 때 이미 마음을 정했던 것이다. 서로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기로 했으니, 이런 사소한 것들에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