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97 도리안과 발로우의 첫 만남

도리안의 시점

안개가 내 눈에 들어와 세상이 갑자기 초점을 잃고 소용돌이친다. 나는 필사적으로 눈을 깜빡이며 보려고 하지만, 안개가 너무 짙다. 두꺼운 구름이 주변을 어둡게 만들고 눈이 하늘에서 하얀 총알처럼 떨어진다. 내 마른 팔과 손이 몸을 감싼다. 귓불이 차가운 환경에 따끔거리고 이가 멈출 수 없이 딱딱 부딪친다.

나는 며칠 동안 걸어왔다. 하지만 내 다리는 땅을 덮고 있는 두꺼운 눈을 헤치고 나아가기 힘들다. 그리고 내 뒤로는 곧 더 많은 눈이 내려 지워질 초라한 발자국 흔적만 남는다. 아마도 나도 지워질 것이다.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