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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16
차로 돌아오는 길은 별다른 일 없이 지나갔다. 우리가 아까 지나온 구불구불한 길을 다시 달리며, 내 시선은 창밖으로 흘러가는 풍경에 머물렀다. 오늘은 뭔가 평온한 느낌이 들었다. 말로 설명하기 힘든 그런 느낌. 마치 모든 무게가 잠시나마 내려놓아진 것처럼, 오랜만에 숨을 쉴 수 있는 기분이었다.
도시의 경계에 도착했을 때, 키어런이 우리가 트레일을 떠난 이후로 별 말을 하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그의 조용한 존재감이 마치 나를 감싸주는 담요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으면서도 나를 위로해주는 그런 담요. 어떻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