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447

황시연은 천천히 고개를 저으며 침실로 걸어갔다. 그제서야 욕실이 하나 더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치마와 속옷을 벗고 샤워기 아래로 걸어가 따뜻한 물이 지친 몸에 쏟아지게 했다.

오랜 시간 씻고 나서 머리를 다 말리기도 전에 다소 급한 노크 소리가 들렸다. 마치 무언가를 확인하려는 듯한 소리였다. 알코올의 영향으로 둔감해진 시연은 알몸인 채로 아무런 경계심 없이 문을 열었다.

눈에 들어온 것은 여전히 그 남자였다. 시연은 눈을 가늘게 뜨고 아래에서부터 위로 그를 훑어보았다.

검은색 반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가랑이 부분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