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83

일라이어는 온통 에이든에게만 정신이 팔려 있어서 앞에 있는 하녀의 팔자 소문을 듣고 싶어 하는 표정을 알아채지 못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하녀는 큰 봉지에 약고를 가득 담아 돌아왔다.

일라이어는 묵직한 봉지를 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이렇게까지 심각한 건 아닌데...' 하지만 그는 반짝거리는 하녀의 눈빛 앞에서 어색하게 웃으며 받아들였다.

일라이어는 감사 인사를 하고 서둘러 약고 봉지를 들고 방으로 돌아갔다. 에이든은 어느새 침대에 엎드려 잠들어 있었는데, 이불 하나 덮지 않은 채 자신의 몸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일라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