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143

꽃 앞에서 이슬을 마시고, 비 후에 무지개가 더해지네. 봄기운이 정답게 감싸고, 흙 향기는 동풍에 앉아있네. 외로운 그림자 어느 해까지, 얼마나 많은 안개비 속에서? 저 언덕의 아름다움은 얕고, 이 길은 꿈으로 짙어지네. 몸은 봄 따스한 바람을 입고, 눈동자에는 가을 오동나무를 담았네. 붉은 창공을 바라고, 꿈에는 푸른 하늘을. 붓이 놀라는 기러기처럼 떨어지고, 두루마리를 펼치면 용이 누워있네.

소요는 비록 지안을 겁주긴 했지만, 마음속으로는 결국 차마 그럴 수 없었다. 그가 발을 동동 구르며 아파하는 모습을 보자 저절로 눈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