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17

푸르스름한 연기가 서서히 피어올라 그녀의 눈을 가늘게 만들었다.

"일단 새 모델은 없으니 2호로 때워. 어차피 너 같은 신참한테는 새 모델이 있어도 차례가 안 돌아와."

여자는 무표정하게 하얀 연기를 내뿜더니 반쯤 탄 담배를 옆에 놓고, 기계의 방향을 조정한 뒤 왕밍하오의 욱신거리는 왼쪽 어깨에 갖다 댔다.

왕밍하오는 살과 피를 옥죄는 화상 같은 느낌이 들더니, 곧이어 수많은 가는 바늘이 몸속으로 파고드는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 그는 격렬하게 떨며 비명을 질렀다.

여자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담배를 피우며 눈을 내리깔고 그가 경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