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190

묵가성은 다시 한번 운상에게 감탄했다.

그는 악비비에게서 운상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그런 가정 환경에서 자란 아이가 별다를 게 있을까 싶었다. 평범하기 그지없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운상이 붓을 들어 글씨를 쓰기 시작한 순간부터.

그의 머릿속에는 '대가규수'라는 네 글자가 떠올랐다.

마치 고대 명문가에서 길러낸 여인처럼, 겉보기에는 약해 보이지만 행동 하나하나에 그녀만의 기품이 있었다.

지금의 상류 사회에서 길러낸 아이들조차도 이런 느낌을 주는 경우가 드물었다.

붉은 종이 위의 글씨는 강인하면서도 끝맺음에는 기세를 감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