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775

서울의 거리에서 한 대의 검은 지프차가 차량 행렬 속에 갇혀 있다가, 신호등이 초록색으로 바뀌려는 순간에 갑자기 우회전하며 속도를 내어 순식간에 간선도로를 벗어나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빨리 내려, 차 바꿔!" 차가 멈추자마자 리는 차에서 뛰어내려 주차장으로 빠르게 달려갔다. 5분도 채 안 되어 가득 찬 승합차가 느릿느릿 출발해 완전히 반대 방향으로 천천히 움직였다.

이것은 그들이 고려국에 도착한 지 이틀째 되는 날이었다. 원래는 순조롭게 이동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대사관을 떠나자마자 자신들의 차량이 미행당하고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