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4

수삼은 금방 마음이 약해졌다. 조심스럽게 그의 눈썹 위에 있는 멍을 만져보자, 친서는 입꼬리를 삐죽이며 분명히 두려워하는 모습이었다. "아직 아파?"

"당신 부하들이 때린 거잖아!" 친서는 입꼬리를 더욱 삐죽이며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수삼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친 도련님, 양심 좀 가지고 말씀하실 수 없으세요? 그들이 감히 당신을 때릴 리가 있겠어요? 내 형제들이 들어갈 땐 멀쩡했는데, 나올 땐 하나같이 머리가 깨지고 피투성이였다고요. 당신은 내가 오랫동안 수집해서 겨우 배치해 놓은 골동품을 깨뜨렸어요. 계산해 보면 당신을 팔아도 빚을 갚기에 부족할 텐데, 그러니 어떻게..."

"안 돼!" 친서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으며 극히 정의롭게 말했다. "당신은 이 정도 돈 없어서 못 사는 사람도 아니잖아요. 부패한 관리 몇 명 더 털면 되지, 어차피 손해 볼 것 없잖아요."

역시 시서(詩書)를 많이 읽어 교양이 넘치는 말솜씨였다. 수삼은 그를 당해낼 수 없어 말문이 막혀 웃음이 나왔다. 잠시 후, 그는 친서의 백옥 같은 얼굴을 찌르며 말했다. "너 정말..."

분위기가 누그러지자 친서는 마침내 참지 못하고 물었다. "수삼, 왜 날 보내주지 않는 거야? 너희 산채는 쓸모없는 사람은 안 받는다며?"

"네가? 응석받이 도련님이 산에서 내려가면 그 병사들에게 먹히지 않으면 이상하지. 게다가 네가 많이 먹는 것도 아니고, 난 널 먹여 살릴 돈이 부족하지 않아." 수삼은 또 의자를 가져와 하품을 하며 그와 대화를 시작했다. "헛수고 하지 마. 난 널 원해. 다른 사람은 안 돼."

"무슨 근거로! 네가 원한다고 내가 따라야 돼? 난 이 혼사에 동의하지 않아!" 친서는 다시 한번 폭발했다.

"이런! 좋아서 그런 게 아니라..." 수삼은 갑자기 어색하게 중얼거리더니, 한참을 얼버무리다가 계속 말했다. "아무튼 안 돼! 내가 널 여자로 알고 납치해 왔고, 거의 온 세상에 네가 내 압채부인이라고 알릴 뻔했어. 네가 가버리면 내 체면이 어떻게 되겠어? 흥, 내가 널 좋아한다고 생각하지 마. 보기만 해도 짜증 나!"

알고 보니 이 녀석은 진짜 바보였다. 남녀도 구분 못 하고 납치를 했으니. 친서는 마음속으로 크게 눈을 굴렸다. "나도 우리가 서로 보기만 해도 짜증 난다고 생각해. 그러니 날 보내주는 게 어때?"

"안 돼!"

"왜?"

"아, 이런! 이미 말했잖아. 내가 그렇게 큰 수고를 해서 널 구해냈고, 온 산채 형제들에게 미인을 데려와 압채한다고 했는데, 네가 도망가면 내가 얼마나 망신이겠어?" 수삼은 그보다 더 억울해 보였다. 마치 지주집 바보 아들이 자기 아내가 다른 사람과 도망간 것처럼 억울한 표정이었다.

"병신!" 친서는 자신과 그 사이에 소통의 가능성이 없다고 느끼며 화가 나서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수삼은 그의 턱을 잡고 강제로 눈을 마주치게 했다. 극히 짐승 같은 미소를 지으며, 덜 공격적인 목소리로 유혹하듯 말했다. "정말 혼례를 올리기 싫어?"

친서가 병아리가 모이를 쪼듯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자, 수삼은 더욱 짐승 같은 미소를 지으며 작은 도련님의 허리를 한 손으로 잡아 침대에 던졌다. "그럼 바로 예식을 마치자고! 부인, 우리 동방을 차리자!"

"..." 친서는 다시 말없이 그의 어깨를 물고 즉시 발로 차며 소리쳤다. "꺼져!"

수삼은 원래 뻔뻔했는데, 친서를 만난 후에는 체면의 하한선이 직선으로 내려가는 추세였다. 순식간에 친서 도련님의 발목을 잡아 자신의 어깨에 걸치고, 몸을 숙여 그의 옷을 벗기려는 시늉을 했다. 친서는 마침내 강경하게 나올 수 없게 되었고, 겁에 질려 소리쳤다. "천지배! 천지배를 선택할게!"

이전 챕터
다음 챕터
이전 챕터다음 챕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