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5
수삼이 그 말을 듣고는 또다시 그 건방진 웃음을 지으며 친서의 허리를 꽉 한 번 더 꼬집고 나서야 놓아주었다. "진작 이렇게 얌전했으면 좋았을 텐데?"
친서는 마수에서 벗어나자마자 감히 말도 못 하고 자신의 옷을 잡아당기며 침대에서 뛰어내렸다. 얼굴이 몹시 안 좋아 보였고, 침대에서 숨을 헐떡이는 수삼을 차갑게 노려보며 말했다. "혼례식 올리러 가지 않을 거야?"
수삼은 그가 억울해하면서도 감히 말을 못 하는 모습을 보고 숨소리가 더욱 거칠어졌다. "여보, 착하지~ 당신은 먼저 예식장으로 가. 나는 참을 수가 없어서 먼저 한 발 쏴야 할 것 같아!"
"......" 친서는 입꼬리가 씰룩거리더니 서둘러 방을 빠져나가며 친절하게도 문을 닫아주었다.
오늘 결혼식은 정말 성대하게 치러졌다. 친가가 전성기였을 때도 이런 규모는 아니었을 것이다. 붉은 등롱이 십리에 걸쳐 구름처럼 이어져 초저녁 하늘을 눈부시게 붉게 물들였다. 수만 명이 모인 마을은 무척 시끌벅적했고, 술 향기와 여인들의 화장품 향이 섞여 매우 향기로웠다. 모두가 친서를 알아보았고, 어린 소년들이 계속해서 와서 술을 권하며 축하했다. 마음속으로 천 번 만 번 꺼려도 친서는 결국 술을 마셨고, 그렇게 한 번 시작하자 친서 도련님은 곧바로 술잔의 바다에 빠져버렸다.
젊은이들은 장난을 좋아해서 시끌벅적하게 물었다. "도련님, 아까 혼례식에 안 나오셨던 건 삼 형님과 신방에서 아이 만들고 계셨던 건가요?"
친서의 얼굴이 새빨개졌고,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는데, 누군가 그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고개를 들어보니 수삼의 얄미운 웃음을 짓는 얼굴이 보였다. 수삼은 순식간에 사람들 사이에서 친서에게 건네려던 술잔을 받아 단숨에 비웠다. "이 녀석들이 무슨 소리야? 우리 친 도련님이 얼마나 수줍음이 많은지 모르냐? 장난 따먹기 제일 싫어하시는 분인데."
"삼 형님, 그러지 마세요! 이제 막 결혼하셨는데 벌써 그렇게 아끼시면, 앞으로는 손바닥에 얹고 다니실 건가요?" 계속해서 사람들이 친서에게 술을 권했지만, 수삼이 하나하나 다 막아섰다. "그를 안 아끼고 너희를 아끼란 말이냐? 멍청이들, 다들 저리 꺼져!"
"하하하! 삼 형님이 부끄러워하시네요!"
수삼은 친서를 감싸 안고 인파에서 빠져나왔다. 술을 마신 탓인지 친서는 자신의 얼굴이 화끈거리며 뜨겁다고 느꼈고, 말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그는 고개를 숙인 채 수삼을 쳐다보지 못하고 말했다. "너, 너는 앞으로 그렇게 술을 많이 마시지 마."
수삼은 그를 놓아주고 그의 앞에 서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미소 지으며 친서를 바라보았다. 친서는 더욱 당황해서 입을 열었다가도 말을 못 하고, 혀를 깨물까 봐 두려웠다.
"친서야." 수삼이 그의 이름을 불렀다. 그는 평소의 건방진 기운을 거두고 매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날 두려워하지 마."
"응?"
"널 강요하지 않을게. 네가 혼례를 올리기 싫다면, 일단 미뤄도 돼." 그가 진지하게 말할 때는 목소리마저 부드러워졌다. 친서는 그의 눈을 바라보았다. 칼로 깎은 듯한 그의 눈썹과 눈동자에 자신의 모습이 선명하게 비치고 있었다. 마치 온 세상에서 자신만 보는 것처럼. 친서는 입술을 깨물며 수삼의 갑작스러운 다정함에 어쩔 줄 몰라 했다.
하지만 감동할 틈도 없이, 수 대감은 또다시 얄미운 말을 덧붙였다. "어차피 내 보검은 아직 녹슬지 않았고, 오른손이 좀 불편해도 앞으로 수백 년은 더 싸울 수 있으니까! 요즘 같은 시대에 나처럼 잘생기고 돈도 많고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다 좋은 남자는 많지 않다고. 여보, 내 하드웨어 한번 써볼래? 써본 사람들은 다 좋다고 하던데! 나도 한번 써보고 싶을 정도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