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1008

퍽 하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나는 이미 온몸이 그 수영장 안으로 빠져 있었다. 얼음장처럼 차가운 물이 내 옷을 적셔버렸고, 한기와 위험함이 순식간에 내 졸음을 말끔히 사라지게 했다.

황급히 고개를 들어 보니, 한 여자가 검은 흑요석 단검을 들고 차갑게 굳은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여자가 아니라 여성 어인(魚人)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얼굴은 낯설지 않았는데, 바로 조금 전 연회석에서 나를 시중들었던 무희 백합이었다.

이건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 여자는 왜 나를 죽이려는 걸까?

단지 방금 연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