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1711

"나는 열쇠로 짧은 평화를 얻고 싶었지만, 이 구두 약속이 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기껏해야 서왕모궁이 열리는 그 순간까지만 유지될 것이다.

하지만 그때가 되면, 우리는 전투를 피해 도망칠 수 있을 것이다.

남자는 차분하게 나를 바라보다가, 한참 후에 칠흑같이 어두운 하늘을 올려다보며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안타깝게도, 너는 아직 조건을 제시할 자격이 없어."

그의 말에 내 마음이 조금 불안해졌다.

나는 확신했다. 왕모궁을 여는 열쇠가 그들에게 무척 중요하다는 것을. 하지만 그가 이런 말을 하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