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1803

"어디서 불어오는 바람이지?"

비행기 밖에서 희미하게 정비사 두 명의 대화가 들려왔지만, 난 이미 그것에 귀 기울일 마음이 없었다.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은 어딘가에 숨어서 기다리는 것.

그 빌어먹을 미국 대사를 기다리는 것.

"내 예상이 틀리지 않기를..."

나는 중얼거렸다.

하지만 숨을 고르기도 전에 밖에서 갑자기 발소리가 들려왔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고, 급히 숨을 만한 곳을 찾아 두리번거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전용기 안에는 몇 개의 좌석만 있을 뿐, 다른 곳은 텅 빈 공간뿐이었다. 내가 있는 곳의 면적은 불쌍할 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