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2493

보기에는 어느 길이든 맞는 것 같았다.

하지만 한참을 걸은 후에야 깨달았다. 사실 우리는 계속 제자리를 맴돌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 나는 극도의 짜증을 느꼈다.

물론, 내가 이런 감정을 느끼게 된 것은 소녀와도 무관하지 않았다.

이에 나는 참고 견디며 소녀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었다. "조급해하지 마. 우리가 그녀를 찾을 거야..."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갑자기 마음속에서 공포가 밀려왔다. 나는 급히 뒤를 돌아보았지만, 시야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경계심이 생기는 동시에 나도 모르게 소녀를 한 번 쳐다보았다. 마음이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