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2970

마침내.

얼마나 버텼는지도 모르게, 새벽의 여명이 마침내 우리 머리 위의 울창한 나뭇가지를 통해 듬성듬성 아래로 흩어졌다.

그리고 밤에 출몰하던 딱정벌레들도 마치 조수처럼 빠져나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끝났어..."

모든 것이 잠잠해지자, 나는 고개를 들어 한숨을 길게 내쉬고, 두 눈을 서서히 감으며 의식을 잃었다.

나도 결국 쇠로 만들어진 게 아니었다. 연이은 파란을 겪으며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이미 고갈되었고, 지금까지 버틴 것만으로도 내 한계였다...

이번 잠은 정말 달콤했다.

하지만 위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본능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