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3011

"물론, 임무를 계속 수행하고 싶다면 그렇게 해도 좋아요."

그러면서 그는 종이와 펜을 내 앞에 놓았다.

아주 간단한 기밀 문서였다. 문서의 내용도 더할 나위 없이 단순했다. 단지 내가 귀국한 후, 이 섬에서 보고 겪은 모든 일을 입 밖에 내지 말라는 요구뿐이었다.

"다음 배가 오려면 최소한 3일은 더 걸릴 거예요. 충분히 생각할 시간이 있으니 서두르지 않아도 돼요."

"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이 많으면 실수도 많아지기 마련이니, 그와 더 이상 대화를 나눌 생각은 없었다. 내 앞에 놓인 종이와 펜을 집어 들고 나가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