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3048

또 이런 상황이다.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이런 상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지금 대제사장의 입에서 나오는 언어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지만, 그녀의 말 속에 담긴 의미는 이해할 수 있었다.

어렴풋이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이것은 분명 내 몸에 걸린 저주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기분이 좋지 않았다. 이런 상황이 발생한다는 것은 내 몸의 저주가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뜻이니까. 이건 마치 내 머리 위에서 차가운 기운을 내뿜는 칼과 같아서, 언제든 떨어져 내 목을 베어버릴 수 있었다.

어딘가 모르게 마음속에서 불길한 예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