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3054

나는 미간을 찌푸리며 몇 걸음 물러섰다. 이 시체에서 고기를 떼어내 식량으로 삼을 생각은 전혀 없었다.

코끼리 크기만 한 이 거대한 짐승은 대구경 철갑탄에 맞아 죽은 것이었다. 즉, 이 근처에 연합군이 있다는 뜻이다. 적어도 연합군이 이곳을 지나갔던 것은 분명했다. 그렇지 않으면 이 거대한 짐승이 여기서 죽어있을 리가 없으니까.

바스락바스락.

바로 그때, 옆에 있는 관목 숲에서 미세한 소리가 들려왔다. 순간 나는 온몸의 모든 근육이 긴장으로 팽팽해졌다. 너무 긴장한 나머지 머릿속에는 연합군에게 포위된 장면까지 그려졌다. 하지만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