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3112

결과가 어떻든, 우리는 그저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화산 폭발로 인한 먼지가 허리케인과 함께 빠르게 작은 섬 주변의 하늘을 뒤덮었다. 검은 구름층에서는 끊임없이 칠흑 같은 가루가 떨어져 내렸고, 그 속에는 화산암의 미세한 입자들도 적지 않았다.

공기마저 혼탁해졌다.

"들어가자."

불원숭이는 온몸이 검은 재로 뒤덮여 있었고, 나 역시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 말을 듣고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를 따라 선실로 돌아갔다. 객실 중 하나에서 우리는 강화유리 너머로 멀리서 벌어지는 모든 상황을 지켜보았다.

저 멀리 폭발은 점점 더 격렬해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