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475

진가경은 말이 많지 않았다. 모두에게 차를 가져다 준 후 조용히 소양의 옆자리에 앉았다.

소양은 찻잔을 들고 있었지만, 차를 음미하기보다는 손바닥으로 유리 찻잔을 조심스럽게 쓰다듬으며 맞은편에 앉은 왕국장을 바라보며 말했다.

"요즘 화성의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 교통 체증이 심하다고 들었는데요?"

"맞아요."

왕국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보해는 국제적인 대도시라 사람도 점점 많아지고 차도 점점 많아져서, 출퇴근 시간대만 되면 차들이 거북이보다 더 느리게 움직여요. 예전에는 자동차를 '왕바개이'라고 불렀는데, 그때는 자동차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