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1133

갑자기 머릿속에 향매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제야 생각났다. 향매와 오늘 밤 후반에 그녀의 집에 가기로 약속했었고, 그를 위해 문을 열어두겠다고 했었다. 안이구는 휴대폰 시간을 확인했다. 11시 정각, 향매와 약속한 시간까지 한 시간이 남았다. 젠장! 어떡하지? 갈 수 없게 됐는데, 향매가 오해하지 않을까?

사실, 못 갈 것도 없었다. 얼마든지 혼자 나갈 수 있었지만, 이 외진 곳에는 차가 없는 것 같았다. 뛰어서 가려면 최소 한 시간은 걸릴 테고, 돌아오는 데 또 한 시간, 중간에 그녀와 한 시간을 보내면 총 세 시간이 지나가버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