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1603

하지만 한 사람의 그림자가 양군이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꽤 건장한 남자였지만, 어젯밤에 그토록 매력적인 아내 주윤을 상대로 발기조차 못했다는 생각이 들자 안이구는 그를 경멸했다. 그의 건장함이 너무나 허울뿐이라고! 자기 아내조차 제대로 상대하지 못하다니.

이 사람들을 반 시간 정도 관찰한 안이구는 내려가서 단지 안을 돌아다녀 볼 생각이었다. 어쩌면 어느 집 따님을 만나 말이라도 걸어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것이 이렇게 나무 위에서 기다리는 것보다 낫지 않겠는가? 막 뛰어내리려는 순간, 양 씨네 사람들이 모두 나오는 것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