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2141

이젠의 말에 아린은 순간 멍해졌다. 그가 그런 말을 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게다가 이젠이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은 예전처럼 진지하고 애정 어린 것이 아니라, 어딘가 냉소적인 기운이 느껴졌다. 이런 변화에 아린의 마음은 급격히 가라앉았고, 욕망은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이젠, 난 한 번도 당신에게 날 사랑해달라고 구걸한 적 없어. 날 보면 자제가 안 된다고 한 건 당신이었고, 나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한 것도 당신이었어. 그러니까 난 당신에게 사랑을 구하지 않을 거야. 사랑하고 싶으면 사랑하고, 싫으면 말고."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