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102

32층각, 비와 눈이 내리는 밤

권서가 목욕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머리카락에서는 아직도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그는 화장골이 책상 앞에 앉아 한 손으로 턱을 괴고, 다른 손으로는 책상 위에 무언가를 그리는 모습을 발견했다. 그의 손가락 움직임에 따라 바깥의 비와 눈도 어떤 규칙을 따르는 듯했다.

"회복은 어떻게 되고 있어?"

화장골이 그를 힐끗 쳐다보았고, 손가락 움직임이 멈추자 바깥의 폭풍도 잠시 멈췄다. 그 순간 한 사람이 우산을 쓰고 32층각에 나타났다. 묵적이 불청객으로 찾아온 것이다. 권서는 눈썹을 찌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