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104

송령의 나이는 알 수 없었다. 곤륜산 깊은 곳에 오래 머물러 햇빛을 가리고 있어 대낮에도 밤처럼 어두웠다. 산길은 험난했지만, 선문(仙門) 백가(百家) 중에는 검을 타고 앞서 가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수행이 낮은 자들은 무리를 지어 다녔고, 셋 다섯씩 모여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만 그 대화가 약간 저속했을 뿐이었다. 무언의 웃음이 입가에 맴돌며, 그는 서두르지 않고 무리 속에 섞여 따라갔다. 어차피 이들의 임종 순간의 말을 들어야 했으니까.

"참 이상하지 않아? 몇 달 전에 구유각에서 수진계에 공표한 십칠공자 화지군이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