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122

명신이 돌아왔을 때 화장골은 이미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붉은 빛깔의 진득한 약이 김을 뿜어내고 있었다. 휠체어가 바닥을 지나가는 소리가 고요한 오후에 유독 선명하게 들렸다. 구리는 편안하게 자지 못하고 화장골의 품에서 몸을 뒤척이더니, 그의 하얀 머리카락을 한 줌 잡고 입맛을 다시며 다시 잠들었다. 화장골은 한 손으로 머리를 받치고 잠든 것처럼 보였지만, 앉은 자세는 여전히 단정했다. 아마도 품 안의 꼬마가 불편하게 잠들까 걱정했는지, 휠체어의 속도가 느려졌다.

명신이 화장골 앞에 다가갔다. 이 기간 동안 화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