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124

"군권, 무계계주, 좋아!"

쉐화이는 화장골이 사라진 자리를 바라보며 낮게 웃음을 터뜨렸다. 매우 즐거워 보이는 모습이었다. 긴 속눈썹이 그의 웃음에 따라 가볍게 떨리며, 그 그림자는 눈동자의 어둠과 하나가 되어 구분할 수 없었다. 시선을 돌리자 숙구는 이미 도망치는 것을 포기한 상태였다. 지금 경솔하게 움직이면 이 미친놈에게 갈가리 찢길 것이라는 사실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한 수 뒤졌다. 무계지계가 끼어들 줄은 상상도 못 했는데, 이번에는 정말 고생길이 뻔했다. 쉐화이의 손에 떨어지든 명신의 손에 떨어지든 좋을 게 없었다....